#MICROSCOPE l Bang Hyobeen "관계 속 연결의 중요성"
2024 MESS:SEOUL에서 bvoid는 일러스트레이션, 회화, 공예 영역에서 떠오르는 예술가 7인을 소개합니다. 다채로운 작품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몰두하며 미술품 소장과 향유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과 함께 bvoid가 제시하는 유의미한 큐레이션을 경험해 보세요. 당신의 미술 취향을 '디깅'할 수 있는 다섯 번째 아티스트, 방효빈 작가를 소개합니다.
O-ring chair no.2 , 2022, 철에 분체도장, 65.2x87.6x78cm
“작은 연결고리, 장식 요소였던 오링이 서로 연결되어 생기는 공간에 집중하여 상상을 펼쳐나간다."
방효빈 작가의 작업은 연결 구조의 안정적인 힘의 분배점을 찾아 쓰임을 제공하는 결과로, 신체와 맞닿는 교감은 '오링 시리즈'와 사용자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합니다. “O” 모양의 곡선과 구를 활용한 조형 가구 연작으로, 작은 링을 엮는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확장해 조형성을 강조하며 구조가 곧 조형을 이루는 방식으로 공간에 긴장감을 주고,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O-ring stool, 2023, 철에 분체도장, 32.5x32.5x49.5cm
Q. 간단한 작품 제작 과정 설명 부탁드려요.
제 작업의 제작 방식은 모티브가 된 세공 기법인 체인메일링의 제작 과정과 유사합니다. 체인메일링은 금속공예의 기초 기술로, 갑옷이나 장신구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저는 이 기법을 활용해 오링 시리즈를 제작하며, 고리의 크기, 굵기, 연결 방식을 다양하게 적용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체인메일링의 여러 연결 방식 덕분에 응용력과 확장성이 크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고리 두 개를 연결하는 기본에서 시작해 제가 점차 큰 규모로 조형을 확장합니다.. 긴 선을 코일처럼 감아 실톱으로 자르는 고리 제작 방식처럼, 제 작업 과정은 세공 기법을 확대한 모습과 같습니다. 원형의 긴 파이프를 코일처럼 감은 뒤, 기계 톱으로 잘라 연결하고 용접합니다. 손톱만 했던 고리는 이제 두 팔을 벌려 잡아야 할 정도로 커지며 연결됩니다. 이때 저는 작업이 커진 것이 아니라 제 몸이 작아진 것 같은 상상을 하며 작업을 이어갑니다. 그러면 작업이 노동이 아닌 놀이처럼 느껴져 더욱 즐겁습니다.
Q . 작가님께서 사용하시는 재료의 특성이나 기법에 대한 작가님의 소견이 있다면?
저는 금속공예를 전공하여 금속을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주 재료로는 스틸을 사용하고 있어요. O-ring series는 “O” 모양의 곡선과 구를 활용한 조형 가구 연작으로, 작은 링을 엮는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확장해 조형성을 강조하며 제작되었습니다. 구조가 곧 조형을 이루는 방식으로 공간에 긴장감을 주고,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화려한 컬러와 연마된 표면은 공간의 포인트가 되어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며, 조형을 감상하게 만듭니다. 철의 연성과 탄성을 활용해 구조를 형성하고, 용접을 통해 작품의 강도와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크기의 원들이 만났을 때 생기는 구조적 접점과 그 사이의 빈 공간에서 나오는 긴장감과 공간감에 집중해 작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조형물로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가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본래의 크기였을 때와 같이 실용적인 가치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이 제가 추구하는 조형적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O-ring chair no.5, 2023, Stainless steel, acryl, 50x80x79cm
Q. 이번 출품 작업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이번 세 작품은 각기 다른 연결 방식을 적용해, 관람자가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스툴은 연결의 기본 구조에서 출발하여, 수직과 수평의 힘의 분배점을 찾아 작업했습니다. O-ring chair No.2 는 작업 과정을 조형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긴 선을 코일처럼 감아 잘라 사용하는 오링의 작업 과정을 조형과 구조로 풀어냈습니다. O-ring chair No.5는 신체와의 어우러짐을 고려하여, 착석 시 신체와 조형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연결 구조를 고려해 감상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관람 요소가 될 것입니다.
Q. 작가님의 작업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삶의 모토는 둥글게 살자 인데 이러한 모토가 작업에도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원형에게 안정감을 느끼고 연결됨으로써 서로를 지탱하고 조형을 이루는 모습이 마치 인간 관계와 닮아 있다 생각합니다.
저는 관계를 조율하는 조율사의 입장으로 작업을 바라봐요.
저는 최종적으로 각자의 고유성을 존중하면서 함께할 때 빛나는 아름다움을 목표로 합니다. 작업할 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밀도의 정도를 파악하여 조형을 만들고 원형의 고리들로 이루어진 작품은 세상의 관계를 바라보는 저의 태도와 시각에서 출발합니다. 원형의 고리는 개인 하나이고, 하나의 고리가 다른 고리와 연결되고 또 다른 고리가 연결되면 구조는 곧 조형이 됩니다.
Q. 예술가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제 작업을 통해 관람객들이 관계 속 연결의 중요성을 느끼길 바랍니다. 제 작업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각각의 요소가 주체가 되어 구조이자 조형이 되는데, 이는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도 유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독립적인 존재이지만, 서로 연결됨으로써 더 큰 공동체와 문화를 형성하게 됩니다. 결국, 연결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중요한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람객들이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관계를 맺고, 무한한 연결의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Q. 작업 활동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도 즐겁게 연결해 나갈 생각입니다.
원이라는 기본 도형과 연결이라는 방식이 어떻게 보면 흔할 수 있지만, 저는 지금까지 해온 '오링 시리즈'와 앞으로 이어갈 작업들을 통해 원형의 링을 연결해 조형을 만드는 저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 이런 연결이 단순한 조형을 넘어서 관계나 사랑, 공동체 같은 다양한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Artist | Bang Hyobeen (@hyobeenbang)
Editor | bvoid (@the_bvoid)
이미지 제공: Bang Hyob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