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ION

b. 1988, Deagu, Korea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EXHIBITION

SOLO

2023 전시명 미정로이 갤러리 압구정, Seoul, Korea

2023 옥수 수의 사생활, 두실갤러리, Seoul, Korea

2021 당당하게 보는 춘화>, YMD, Busan, Korea


GROUP

2023 클린업 쇼룸 그룹전, 웅아트갤러리, Seoul, Korea 

2023 세라젬 팝업전, 웅아트갤러리, Seoul, Korea 

2022 <해방감> 3인 기획전, 경수갤러리, Suwon, Korea 

2022 더 보이드 아트쇼, 연희 예술극장, Seoul, Korea 

2022 <살결> 5인전, 콜라스트, Seoul, Korea 

2022 착한갤러리 월 정기 기획전, Seoul, Korea

2022 블루아트페어, 엑스코, Deagu, Korea 

2022 <해피바라기> 단체전, 콜라스트, Seoul, Korea 

2021 착한갤러리 월 정기 기획전, Seoul, Korea 

2021 착한갤러리 개관전, Seoul, Korea 

2020 삼원스폰서십 그룹전, 삼원갤러리, Seoul, Korea 

2018 정지은&박송이 2인전, 북티크, Seoul, Korea 

COLLABO

2021 반스코리아 커스텀 작업 및 워크샵 (반스 강남점)

신호작도 / 2023 / Digital+Drawing / 디지털 가변 사이즈

Q. 작가 정지은이 생각하는 ‘섹시함’의 기준은?


여유 있는 태도. 이 부분에 대해 오래 전부터 자주 생각해 봤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게 가장 확실하지 않나 싶다. 내가 말하는 여유라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말과 표현, 타인을 대하는 방식, 표정, 제스츄어, 취향, 행동, 감정, 가치관, 정서 등 사람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느껴지는 여유를 말한다. 연애에서도 서로에게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항상 우선 순위에 놓고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건 늘 여유있는 쪽이지 않나. 그렇지 않은 성격의 상대는 더 안달이 나고.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사실 정말 어지간한 내공이 없으면 쌓아 놓은 자신의 연륜 만으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섹시함’ 이라는 게 꼭 직접적인 에로틱한 면만이 다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몸에 벤 여유있는 애티튜드가 보이는 사람에게서 남녀불문 섹시함을 느낀다. 

Q.처음 ‘춘화’를 그렸을 때는 언제였나?


정확히 2020년 12월 말에 아이패드로 시작했다. 다양한 클래스를 진행하고 레슨을 하는 일을 메인으로 했었는데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모든 수업이 취소되고 잠정 중단되었다. 할 일은 없고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패드로 조선 춘화들을 현대버전으로 패러디한 작업을 한 게 시작이다.

원래 십대 후반 즈음부터 역사와 조선에서 기반한 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생 때에도 조선의 ‘가채’나 땋은 머리카락, 궁궐 등을 모티프로 한 작업들을 주로 했다. 춘화를 나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시도해보고 싶었으나 당시의 나는 이십대 초반의 극내향적인 성격이었고 실기 수업에 들어오시는 대부분의 교수님은 부모님뻘 아니면 할아버지뻘 이었다. 도저히 그 분들한테 작업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왜 그 주제를 선택 했는 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멋지고 그럴 듯 하게 할 자신이 없었다. 사람들이 다소 노골적인 누드 초상화를 볼 때 조금 민망해 할 수는 있어도 작가의 사상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의심하거나 무조건적인 불쾌감을 갖지 않듯이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도 따지거나 이상하게 보지 않을텐데 그 때는 어려서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렇게 아이패드로 조선 춘화를 패러디한 디지털 작업들과 A4 사이즈 이하의 종이에 작업한 작은 소품 작업들을 인스타에 꾸준히 업로드했고 운이 좋게 몇 달 뒤 개인전의 기회가 생겼다. 춘화로 아예 작업 방향을 틀고 전업 작가가 될 것 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Q. 작가 정지은의 관점에서, 과거의 춘화와 오늘날의 성적 매체들의 큰 차이는 무엇인가?


현재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옛날에는 성적인 부분에 대해 감추고 부끄러워 하며 절대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소극적인 태도였다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그건 비슷하다 생각한다. 야사나 다양한 사료를 조사하다 보면 조선의 춘화도 생각보다 굉장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많다. 두 명 이상의 남녀들이 야외에서 한데 뒤엉켜 있다든가 노골적인 남녀의 신체묘사로 외설이 아닌가 싶을 만큼 입이 떡 벌어지는 그림들이 숱하게 존재한다. 옛날 사람도 야할 땐 야했다는 것이다. 춘화는 풍속화이고 풍속화는 그 당시에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화폭에 표현한 것이며 옛 사람들 또한 은밀하게 즐기고 그것을 또 기록으로 남겨 암암리에 보고 즐겼다는 반증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오늘 날의 우리도 대놓고 보거나 이야기 하진 않는다.

성적 매체의 야하고 은밀함의 정도에 있어서는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큰 차이가 없지만 사람들의 성적 가치관이나 사고방식, 라이프 스타일에 있어 현대인이 좀 더 개방적으로 진화 아닌 진화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나이스샷7-폭!poke! / 2022 / Mixed media on Canvas / 65.1x90.9cm


Q. 작가 정지은은 과거의 에로티시즘이 담겨있는 춘화의 스타일과 팝한 현대적인 스타일을 믹스해 작품을 풀어내는 점이 흥미롭다. 지금의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때는 언제인가?


2021년도의 초기 작업들을 보면 패러디가 많다. 혜원 신윤복을 좋아해서 조선 후기 남녀의 애정을 다룬 그의 풍속화나 춘화에서 현대적인 느낌을 주로 가미한 작업들을 많이 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고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춘화적 스토리를 입혔다. 작업을 이어가면서 뺄 것은 빼고 확실하게 해야 할 부분들에 좀 더 디테일하고 입체적인 이야기를 덧 붙이면서 2022년 중반 즈음 지금의 ‘옥수(메인 캐릭터)’만 남게 됐다.

초반 작업에서는 옥수를 포함한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이름과 캐릭터를 가지고 그림 속에 여러 명이 등장했다면 지금은 ‘옥수’만 주로 등장한다. 너무 많은 등장 인물에 내가 헷갈리기 시작했고 작업 방향에도 혼선이 생긴 것이 원인이었다. 캐릭터를 한 명으로 압축해 왠지 ‘진짜 주변에 존재 할 것만 같은’ 인물로 설정을 하면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판단했고 그 결과 그림을 봐 주시는 분들 또한 ‘옥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마치 실존인물처럼 대하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다. 옥수는 조선 후기에 태어난(30-40대) 금수저 집안의 성공한 사업가이기 때문에 옥수라는 인물이 가진 다양한 성격, 취미, 이야기들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춘화적 내러티브로 이어져 풍자와 유희를 담아 내는데 그 점이 내가 그리는 춘화의 재미있는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작품 속 인물들의 복장도 화려하고 스타일리쉬하다. 복장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을까?


Tmi이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아 서양화과를 가기 전 텍스타일 디자인학과에 입학해 일년을 공부했다. 그런데 패션 업계 특성상 굉장히 빠르게 트렌드와 유행이 바뀌고 그 보다 더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하고 쫓아야 하는 게 스트레스였다. 패션 뿐 아니라 미학적인 면에서 나만의 뚜렷하고 확고한 취향과 스타일이 존재했기에 그것을 바꾸지 않고 꾸준하고 느린 속도로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어떤 트렌드를 쫓아가기 보다는 무엇이든 사진을 정말 많이 찍고 많이 본다.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그림, 연출된 사진(화보, 정물, 풍경)들을 자주, 많이 접해야 나의 취향 데이터가 좀 더 확고한 방향으로 쌓이고 그것들이 작업 속 패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옷을 다 벗기지는 않되 언뜻 보이는 가터벨트, 미묘하게 가려진 시스루 한복 치마 속 허벅지의 하네스, 명품 브랜드와 한복이라는 전통과 현대의 결합, 원색적인 색감을 과감하게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복장이 주는 에로틱함을 연출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옥수’를 체지방이 어느 정도 있는 글래머로 표현하기에 복장의 에로틱함이 더 극대화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 몸매가 패션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나이스 샷42레슨 / 2023 / Mixed media on Canvas / 60.6x90.9cm


Q. 섹슈얼한 분위기에 심취할 관람객들을 위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 지 한 마디 부탁한다.

 그림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보고 직관적으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옥수’라는 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고 관람하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옥수는 부족한 것 없이 자라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사는 세속적이고 욕망 넘치는 커리어 우먼이라 자유분방하게 다양한 남자들과 데이트를 하지만 만나는 남자들이 대부분 찌질하다. 그래서 순수한 찐 사랑에 대한 열망이 내면에 존재하는 캐릭터다.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기 위한 디테일에 많이 집중한다.

 예를 들면, 조선 후기의 문신인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제주도 유배시절 부인 예안 이씨와 주고 받은 애틋한 한글 편지 수십통이 발견되었는데 그 중 하나를 ‘옥수가 수집하여 소장한 컨셉’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림의 저 멀리에는 추사 김정희의 애절한 한글편지 일부가 족자로 걸려 있고 앞 쪽 귀퉁이에는 옥수가 찌질남으로 부터 받은 다소 구질구질한 편지가 배치되어 있다. 노골적인 행위나 당혹스러울 만큼 외설적인 표현은 지양하면서 웃음 포인트와 에로틱한 접점이 캔버스에 함께 반전으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그런 부분들을 디테일하게 관찰하며 봐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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